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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은 지난 2023. 7. 18. 초등학생인 아동 피해자들을 금전적 대가로 유인하여 수차례 간음, 강제추행한 피고인 6명에게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징역 1년~3년, 집행유예 1년 6월~4년, 벌금형 등을 선고하였다. 이 가운데 일부 피고인들은 피해자들에게 3~4회 가량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거나, 다른 피해자를 물색해 오도록 해 추가 범행을 저지르기도 하였음에도 법원은 이들조차 선처하여 집행유예를 선고함에 그쳤다.

 

법원은 피고인들의 범행에 대해 "성적 가치관을 확립해 나가는 단계에 있는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미성숙하고 금전적 유인에 취약한 아동·청소년에게 성매수 대가로 지급되는 금전으로 인한 부작용이 크고 이를 악용한 추가적인 범죄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평가하면서도, "피해자들에게 물리적인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아 범행 경위에 다소 참작할 여지가 있으며“,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범죄사실을 인정하였다는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 하였으며, 합의하지 못한 피해자를 위하여 일정 금액을 형사공탁 하였다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유로 참작한다고 판시하였다. 공판 당시 검사가 피고인들의 죄질이 중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피고인들에게 징역 3년에서부터 20년에 이르는 중형을 각 구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이상과 같은 이유를 들어 선처함으로써 피고인들은 전부 실형을 면했다.

 

법원이 피고인들의 범행 경위를 언급하며 아동 피해자가 성인 가해자에게 저항하거나 반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가해자에게 유리한 정상이라고 판단한 것은, 금전적 이익을 매개로 아동의 성에 접근하는 아동 성착취 범죄의 특수성을 간과한 것이고, 「형법」 제305조 제1항에서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의제강간을 강간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취지를 몰각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가입하고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모든 형태의 성적 학대와 성착취로부터 보호받을 아동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2019년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아동 성매수'를 '성착취'로, 성매수에 이용된 아동은 '성착취범죄의 피해아동'으로 이해함에 동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헌법재판소가 2011. 10. 25. 선고 2011헌가1 결정에서, “아동 피해자의 동의나 저항 여부에 상관없이,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경제적·사회적 약자인 아동·청소년의 빈곤·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영리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착취'이며, 아동·청소년의 정신과 신체에 손상을 입히는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형법에서 미성년자 의제강간 연령기준을 13세에서 16세로 상향하여 아동의 성에 대한 폭넓은 보호를 도모하고,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에서 13세이상 16세미만인 아동의 궁박상태를 이용한 간음, 추행을 처벌하는 내용을 신설하고, 성착취에 관여된 아동을 기존 ‘대상아동’에서 ‘피해아동’으로 정의하여 절대적으로 보호하며, 16세 미만의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을 사는 행위 등을 한 경우 가중처벌하기로 하는 법률 개정을 통하여 아동의 성을 사는 행위가 ”성착취“로서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점에 국민적 합의가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위 판결에서 아동성착취 범죄의 전형적인 범죄 양태임에도 피고인을 선처하는 요소로 고려하는 중대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이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19세 미만 대상 성매매범죄’상의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의 양형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양형기준은 아동성착취 범죄에 대하여 합의, 공탁을 양형인자로서 두고 있지 아니한 바, 이는 성착취 피해아동의 취약성과 피해의 정도에 비추어 금전적인 배상만으로 아동에 대한 본질적인 피해의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더욱이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합의를 거부하고 오히려 가해자의 처벌을 요청하는 경우에 있어 공탁 등을 피고인 양형의 감경사유로 판단하는 것은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저해하는 것으로 합의·공탁의 본질에도 어긋난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들이 초등학생에 불과한 피해자들의 취약성을 이용하여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등을 형의 가중 요소로서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었음에도 그리 하지 아니하면서 양형기준에도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 합의, 공탁한 점을 적극 반영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국가의 형사사법절차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여 가해자에게 잘못에 상응하는 처벌을 결정함으로써 정의를 세우는 절차일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이를 납득시킴으로써 피해의 회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절차이다. 더욱이 아동 피해자에 있어서는, 모든 국가작용이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이 되도록 최우선하여야 한다는 원칙과 아동에 대하여는 특별한 보호를 하여야 한다는 보편적 인권의 법칙이 형사사법절차에 구현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원은 아동성착취 범죄를 범한 피고인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봄으로써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 범죄에서 이례적으로 관대한 판결에 이르렀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는 이 사건의 판결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앞으로 진행될 항소심에서는 부디 아동 성착취 범죄의 특수성과 본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성착취 피해아동의 보호에 합당한 판단을 하여 줄 것을 촉구한다.

 

 

2023. 8. 31.

(사) 한국여성변호사회

회 장 김 학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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