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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4일(금)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가사소송법 전부개정안,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신속 통과 촉구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사)한국여성변호사회와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 최기상·박은정 국회의원실이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 한부모가정법률지원특별위원회가 토론회 준비를 맡아 함께했습니다. 사흘 전인 9월 1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아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던 터라, 그 목소리가 곧바로 국회 안의 토론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토론회는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 35년 된 법, 13년째 기다리는 법안

 

현행 가사소송법은 1991년 시행된 이래 단 한 번의 전면 개정 없이 35년을 버텨왔습니다. 그 사이 민법 친족·상속편은 열두 차례 넘게 바뀌었고, 가정법원은 한 곳에서 여덟 곳으로 늘었습니다. 전부개정안은 2013년 법무부 개정위원회에서 논의가 시작되어 20대, 21대 국회에 제출되었지만 두 번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습니다. 이번 토론회의 제목에 굳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를 붙인 이유입니다.

 

■ 발제 – 재판 실무와 소송대리 현장에서 본 개정의 필요성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발제 두 편이 서로 다른 자리에서 출발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입니다.

발제 1을 맡아주신 이광우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님은 2018년 정부안 연구 단계부터 개정 논의에 직접 참여해 오신 분입니다. 판사님은 전부개정이 필요한 이유를 세 갈래로 정리해 주셨습니다. 가사재판의 특수성을 담은 고유의 절차법이 필요하다는 점, 아동의 권리와 사회 변화를 절차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가정법원의 후견·복지 기능을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법률이 73개 조문인데 하위법령인 가사소송규칙은 138개 조문이라는 '역전 현상'을 짚으시며, 국민의 절차적 기본권이 법률이 아닌 규칙에 규정되어 있는 현실을 지적하신 대목은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가정법원이 2018년부터 시범 운영해 온 국선후견인 제도가 올해 7월까지 307건을 지원했다는 실적, 그리고 협의이혼 사건을 장차 가사비송사건으로 포섭해 가정법원이 자녀의 복리를 위해 더 깊이 개입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재판 실무의 최전선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발제 2는 저희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최인해 변호사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사전처분에 집행력이 없어 "과태료는 낼지언정 양육비는 안 주겠다"는 상대방 앞에서 법원조차 손을 쓸 수 없는 현실, 감치 요건이 '3기 이상 체납'이라 감치 결정까지 평균 1년이 넘게 걸리는 구조, 그 사이 3기째에만 일부 지급하고 다시 끊는 채무자의 제도 악용까지, 그동안 실무에서 수없이 마주한 장면들을 소송대리인 관점에서 짚어주셨습니다. 양육비 선지급제가 국가 개입의 큰 틀을 세웠다면 이번 전부개정안은 그것을 사법 절차로 뒷받침하는 '마지막 퍼즐'이라는 표현은, 이날 토론회 전체를 관통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 토론 – 현장의 숫자와 어머니들의 목소리

 

지정토론에서는 법무부 김구열 검사님, 법원행정처 이상희 서기관님, 양육비이행관리원 노현선 법률구조본부장님, 한국미혼모가족협회 김민정 대표님께서 각자의 자리에서 개정안을 짚어주셨습니다. 그중 양육비 문제를 오래 다뤄온 두 분의 말씀을 특히 소개하고 싶습니다.

노현선 본부장님은 양육비이행관리원의 실제 사례를 들고 오셨습니다. 이혼 당시 11세였던 아이가 판결, 재산조회, 이행명령, 감치명령을 모두 거치는 동안 17세 고등학생이 되었고, 그 사이 양육비 채무자는 송달 회피만으로 6개월을 벌었다는 사례였습니다. 본부장님은 개정안이 감치 요건을 '30일'로 단축하고 '정기적 지급' 요건까지 삭제한 것이 양육비이행법상 제재조치와 맞물려 고질적 미이행자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평가하시면서도, 송달을 받지 않고 버티는 채무자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는 점을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절차보조인 제도가 면접교섭 분쟁에서 자녀의 입장을 대변해 부모 양쪽의 수용성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 자녀의 비양육부모에 대한 면접교섭 청구권을 이행명령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안도 현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균형 잡힌 의견이었습니다.

김민정 대표님의 토론은 이날 회의장을 가장 조용하게 만들었습니다. 협회가 양육비 청구를 경험한 미혼모들을 직접 설문한 결과를 가감 없이 전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소송에서 이겼지만 단 한 번도 양육비를 받지 못한 어머니, 인지청구부터 시작해 3년 3개월이 걸린 어머니, 1심에서 인정된 과거양육비 2,500만 원이 2심에서 500만 원으로 깎인 어머니, 그리고 양육비 청구를 하려다 아이의 성과 본이 바뀔 뻔했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대표님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법을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있을 정도"라는 현실을 전하시며, 강제성 있는 제재와 함께 판결 이후 후속 절차를 혼자 떠안지 않도록 단계별 안내와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희 특별위원회가 매월 협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법률자문을 진행하면서 상담의 70% 이상이 양육비 문제라는 점을 저도 체감하고 있었기에, 대표님의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제 상담실에서 들었던 목소리와 겹쳐 들렸습니다.

 

 

■ 소회 – 아이의 시간은 국회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이날 토론회를 준비하고 지켜보며 거듭 확인한 것은, 이 법안에 대해 법원과 법무부, 이행기관과 당사자 단체가 '더 논의가 필요하다'가 아니라 '이제는 통과시켜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민정 대표님의 토론문 제목처럼, 아이의 성장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13년의 논의와 두 번의 폐기를 거친 법안에 필요한 것은 더 완벽한 조문이 아니라 통과시키겠다는 결단입니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기자회견과 토론회로 끝내지 않고,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을 계속 지켜보며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께서도 각자의 사건 현장에서 발견하는 문제를 함께 공론화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발제와 토론을 맡아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바쁘신 중에 자리를 채워주신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 서수민 변호사 ■

변호사시험 8회

현) 법무법인(유한) 강남 변호사

현) 한국여성변호사회 한부모가정법률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

현) 국무총리실 산하 아동정책조정위원회 위원

현) 서울지방변호사회 이사

현) 여성가족부 교제폭력피해자 법률지원변호사

 

담당 이안나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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