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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20. 5. 14. 대법원은 직장 후배에게 계속적으로 성희롱적 언동을 일삼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2019도9872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위 사건의 피고인은 갓 입사한 20대 여성 피해자의 직장상사로서, 평소 피해자에게 음란물을 보여주거나 성적인 농담을 일삼아 왔다.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하여 외모를 평가하는 말을 하거나, 성행위를 암시하는 행동을 보여주기도 하고, 신체의 일부를 만지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하지말아라”라며 명시적인 거부의사를 표시하였으나, 피고인의 성희롱적 언동이 계속되자 입사 1년 여 만에 퇴사하였다.

 

원심은 사무실이 개방된 구조여서 모든 직원들이 피고인의 행동을 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명시적으로‘하지 말라, 불쾌하다’라는 표현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직장 내 위계질서가 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이 업무상 피해자의 상급자라고 하더라도 업무상 위력을 행사하여 피고인을 추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사무실이 개방된 형태인 점은 피해자로 하여금 더욱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요소로서,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화 하거나 죄질을 희석시키는 요소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은밀하지 않은 장소에서 진행된 성희롱적 언동이나 추행행위의 경우 피해자에게 더욱 큰 정신적인 고통을 줄 수 있다. 또한 피해자가 성희롱적 언동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거부의사를 표시하였다는 것은, 피해자가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이지, 위계질서가 강하지 않았다거나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되지 않았다는 점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점에서 원심의 판결은 남성중심적인 시각에서 업무상 추행행위를 평가한 문제점이 있다.

 

대법원은 원심의 잘못된 판단을 뒤집고,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추행행위의 행태나 당시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업무, 고용이나 그 밖의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력으로 추행하였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단은 남성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직장 내 성추행범죄행위의 현실을 피해여성의 입장에서 조명하였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판결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는 위와 같은 대법원 판결을 적극 환영하며, 직장 내 성추행범죄행위에 대한 엄중한 판단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0. 6. 2.

 

(사)한국여성변호사회

회  장   윤 석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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