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허윤정)는 서울시복지재단 내 사회복지공익법센터와 함께 오는 2026년 11월 13일 오후 3시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최신 판결과 사례로 본 육아휴직제도 현실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육아휴직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의 계기가 된 판결은 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이끌어낸 서울행정법원 2026. 5. 28. 선고 2026구합50114 판결이다. 원고는 둘째 자녀 양육을 위해 육아휴직을 21일(2024. 3. 25.~4. 14.)과 약 11개월(2024. 9. 1.~2025. 8. 10.)로 나누어 사용했다. 원고는 2차 휴직 중 1차 휴직분 급여를 신청했으나, 관할 고용노동청은 1차 휴직이 끝난 날부터 12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부했다.
고용보험법 제70조는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아야 급여를 받을 수 있고(제1항), 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급여를 신청해야 한다고(제2항) 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2018두47264)에서 이 신청기간을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하는 '제척기간'으로 보았다. 그런데 육아휴직을 나누어 쓰면 '휴직이 끝난 날'이 여러 개가 되어 신청기간을 언제부터 계산할지가 불분명해진다. 이 문제는 당시 반대의견에서도 지적되었다. 다수의견에 대한 안철상 대법관의 보충의견은 분할 사용 시 마지막 휴직이 끝난 날을 기준으로 신청기간을 판단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이 쟁점은 해당 사안과 직접 관련이 없어 다수의견에서 판단되지 않았으며 앞으로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그 사이 고용노동부는 업무편람에서 분할 사용한 휴직마다 각각의 종료일부터 12개월을 따로 계산하도록 해 왔다.
그러나 법원은 1차 휴직이 30일에 못 미쳐 그 자체로는 급여 요건을 갖추지 못했으므로, 2차 휴직과 합산해 30일이 된 때 비로소 급여 청구권이 생긴다고 판단했다.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권리에 제척기간을 적용해 소멸시킬 수는 없으며, 원고가 2차 휴직분 급여를 신청한 이상 1차 기간을 포함한 전체 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고용노동부 업무편람에 대해서도 법원을 기속하지 않는 자체 해석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판결은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확정되었다.
육아휴직을 여러 차례 나누어 쓰는 근로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202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열어 둔 분할 육아휴직의 신청기간 문제에 법원이 구체적인 답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원은 형식적인 행정 해석 때문에 정당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국가의 모성보호 의무를 정한 헌법 제36조 제2항의 취지를 강조했다.
다만 이 판결은 1심 판결로서 다른 사건의 법원을 구속하지 않고, 앞선 휴직이 30일에 못 미친 경우에 관한 판단이다. 1차 휴직이 30일 이상이었던 분할 사례 등 비슷한 상황에 놓인 근로자들이 같은 보호를 받으려면 행정 지침 정비와 입법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토론회는 이 판결을 출발점으로 육아휴직급여 수급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토론회에서는 원고 소송대리인이었던 백주원 변호사(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시1회)가 '2026년 육아휴직급여 부지급취소 판결을 중심으로 본 급여수급권의 실질적 보장방안'을 발표한다. 이어 정정아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서울시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운영위원회 위원, 변시1회)가 육아휴직 제도의 변화와 현장 상담 사례를 중심으로 육아휴직 제도의 실질적 안착을 위한 개선 과제를 발표한다.
배수진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서울시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운영위원회 위원, 사시47회)가 좌장을 맡고, 윤수정 교수(강원대학교), 구미영 박사(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재훈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김문정 노무사(한국여성변호사회 서울시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 센터장), 황수현 사무관(고용노동부 고용문화개선정책과)과 함께 근로자와 인사담당자가 토론자로 참여해 육아휴직제도의 현실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
배소영 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장은 “육아휴직제도가 변화하고 있지만, 제도의 구체적인 적용 과정에서 근로자가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논의는 제도의 사각지대를 살피고, 육아휴직자가 좀더 안심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제도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취지가 있다”고 밝혔다.
허윤정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은 “이번 판결은 육아휴직을 나누어 쓴 근로자가 형식적인 기간 계산 때문에 급여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한 사건의 승소에 그치지 않고, 비숫한 상황에 놓인 근로자 모두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행정 지침과 법령이 정비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2026. 10. 29.
(사)한국여성변호사회
회 장 허 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