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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채다은 변호사입니다.

 

최근 여러분들께서 저를 “취미부자”라고 불러주시는데, 그 소문이 여변에도 퍼지게 되었는지 이렇게 섭외를 해주셔서 제 취미 중 하나인 승마에 대해 소개를 해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개업변호사로 일한지 7년차가 되어 가는데 대부분 형사사건의 변호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형사사건을 하다 보니 매우 격양된 의뢰인들도 많이 만나고 결과에 따라 스트레스도 많을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코로나가 유행하기 전에는 가까운 곳에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오며 스트레스도 풀고 유쾌한 생각들을 품고 힘든 일도 버텨내 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가벼운 해외여행조차 허용되지 않다 보니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거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승마입니다. 승마장에서 승마의 말을 타는 시간, 즉 기승시간은 통상 45분 정도이기 때문에 먼 곳에서 이동해서 승마를 즐기기란 사실상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마침 2년 정도 전에 이사한 집 근처에 승마장이 있어서 승마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승마를 시작한 지는 2년에 접어들고 있지요. 사실 집 가까운 곳에 승마장이 있지 않았다면, 저는 승마를 시도해 볼 생각도 못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말에 올라타 본 경험은 초등학교 시절 제주도 관광지에서 브이(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은 기억이 전부였습니다. 승마를 제대로 하기 전에는 그냥 말에 올라타서 트랙을 몇 바퀴 도는 정도의 놀이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승마는 굉장히 운동이 많이 되는 스포츠입니다. 승마를 시작한 초기에는 허벅지가 당겨서 제대로 걸을 수 없었던 적이 있습니다. 말이 산책하듯 걸을 때(평보·平步)는 크게 운동이 되지는 않지만, 말이 조금 빨리 걷기 시작하면(속보·速步) 기승자는 말의 상하운동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럴 때 기승자가 가만히 앉아만 있으면 말은 기승자의 몸무게를 허리로 그대로 받아야 하고, 기승자 역시 말의 움직임에 상하로 몸이 튀게 되어 서로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지지요. 그래서 속보(정확히는 경속보·輕速步)에 들어가면 말이 사람 몸을 위로 올려줄 때 사람이 살짝 일어서는 힘을 주게 되고, 다시 내려가는 때에는 털썩 주저앉지 않게 또 다리에 힘을 주어 살포시 내려앉는 연습을 합니다. 익숙해지기 전의 경속보는 마치 기승자가 말 위에서 계속 말의 박자에 맞춰 스쿼트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지요. 그래서 굉장히 힘들고 등에서는 땀이 줄줄 흐르게 된답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말이 상하운동을 함에 맞춰 사람이 섰다 앉았다 하는 경속보를 배우고 나면, 같은 상하운동을 하는 말 위에서 최대한 몸이 튕기지 않고 말에 찰싹 붙어 버티는 좌속보(座速步)를 배웁니다. 앉아서 말의 속보 운동을 몸으로 받는다는 의미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상체를 뒤로 눕히는 느낌으로 속보를 따라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지요. 이 단계를 지나면 말이 달리기 시작하는데, 이것을 구보(驅步)라고 합니다. 말이 빨리 걸을 때는 “하나-둘, 하나-둘” 두 박자 운동을 하는데, 말이 달리기 시작하면 “다-그-닥, 다-그-닥” 세 박자 운동으로 바뀝니다. 이때는 상하운동이 아니라 앞뒤운동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기승자 입장에서는 몸이 위아래로 팡팡 튀는 움직임에서 골반을 이용해서 말의 상하운동을 자연스레 따라가게 되는 것으로 바뀌지요. 

 

말이 달리는 구보를 익히고 나면, 달리는 말의 어깨 쪽을 향해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서 있는 자세(前傾姿勢)도 배우고, 장애물을 점프해서 넘는 것도 배우기도 합니다.

 

 

말을 탄다는 것은 무언가 움직이는 것 위에 올라타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말은 생물이고, 말마다 성향이 다 달라서 가끔 곤혹을 치르기도 하는데, 최근에 탔던 말은 구보사인(오른쪽 다리를 뒤로 빼, 말의 오른쪽 뒷다리쪽을 툭 쳐주는 행위)를 했더니, 구보를 하지도 않는 것은 물론, 자기 건드리지 마라면서 오른쪽 뒷다리로 승마장의 울타리를 팡팡 차는 바람에 강사님이 진땀을 뺀 적도 있었답니다. 어떤 말은 움직임이 둔하고, 어떤 말은 기승자의 움직임에 예민하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기승자는 말의 성향을 파악하고 좀 더 강하게 사인을 주거나 부드러운 사인을 주거나 하는 것을 결정해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분 좋게 함께 움직일 수 있도록 시간이 날 때마다 칭찬을 해주기도 해야 하지요.

 

승마는 참 좋은 운동이라고들 많이 말씀하십니다. 살아있는 것과 교감한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이라는 생각을 승마를 배우며 많이 느낍니다. 상호 간에 좋은 리듬을 가지고 가야 서로 힘을 덜 들이고 오래 갈 수 있는 것일 테니 말입니다.

 

 

 

■ 채다은 변호사 ■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경기도 소청심사위원회 위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감사
재단법인 청년재단 감사
서울특별시 직장내 성희롱 성폭력 피해자 법률지원단 위원

 

 

담당 양진영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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