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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에번쩍 서에번쩍 내달리는

 

서혜진 변호사

 

 

Q. 한 단어로 자기소개를 해주시고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동번서번 내달리는”

자매처럼 서로 의지하고 지내는 사법연수원 동기 변호사들이, 제가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하며 예상치 못한 다양한 곳을 매우 빠른 속도(?)로 잘 왔다갔다 한다고 저를 “동번서번”이라고 불러요. “동번서번”에는 단순히 시간적, 지리적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송에만 머무르지 않고 창의적 사고와 다양한 경험을 위해 끊임없이 내달리고 고민하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변호사의 모습이 그려져서 마음에 듭니다(너무 해석이 거창한가요?^^;) 그러한 “동번서번 변호사”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는 서혜진 변호사입니다.

 

 

Q. 변호사님께서 법조인이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아! 법조인이 되어야겠어” 라고 생각한 드라마틱한 계기가 제게는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꿈꿔 본 직업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법학과 4학년이 되어서야 “오, 법학도 나쁘지 않네”라는 뒤늦은 깨우침을 얻어 법학을 좀 더 공부를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호기롭게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대학원 첫 학기를 다니며 깨우친 바는 “변호사 자격증은 필수”라는 처절한 현실이었습니다. 혼란하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는 원동력을 처음으로 느껴본 계기라 의미있는 시절이네요. 어떤 자격증을 가지면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 할머니가 되어서도 멋지게 일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많았는데, 그 당시 제가 얻은 답이 “변호사”였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에서 비롯된 갈등과 선택이었지만, 운이 정말 좋아서 지금 이렇게 한국여성변호사회의 회원이자 인권이사로 뉴스레터 인터뷰까지 하고 있습니다^^.

 

 

Q. 변호사님의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경험담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투운동이 한창이던 2018년 2월 말에 시작되어 이듬해 7월에 끝난 이윤택 연극감독 성폭력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감독에 의한 성폭력 피해의 증언들이 연일 쏟아지던 때, 언론보도를 보며 마음이 너무 불편했습니다.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 이들을 돕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변호사가 된 후 처음 느껴보는 이상하고 복잡한 감정이었습니다. 사건을 취재했던 언론인들과 연극인들에게 물어물어, 새벽까지 대학로를 헤집어 피해자들을 찾았고, 고소에 동참하는 피해자들 그리고 지원에 뜻을 같이하는 변호사들과 함께 사건을 진행했습니다. 사흘 동안 아침 9시에 경찰서에 들어가 새벽 2시에 귀가하며 피해 정도가 가장 심한 피해자들의 피해진술을 조력했는데, 마지막 조사 동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1심 판결 선고일에 피해자들도 울지 않는데 저 혼자 눈이 시뻘게져서 법정에서 울었습니다. 우는 저를 보고 갑자기 눈물을 터뜨리는 피해자들도 있었고, 안 울려고 했는데 니가 울어서 나도 운다고 화를 내는 피해자들도 있었습니다. 복잡한 눈물의 이유는 참 설명이 어렵네요. 어찌되었건 변호사가 된 후 의뢰인들, 그리고 사건 때문에 처음 흘려보는 눈물이었습니다. 이렇게 진한 눈물 한 번 흘려 볼 수 있는 사건을 변호사 인생 평생 동안 얼마나 마주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 의뢰인이 찾아와 사건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사건은 제가 먼저 의뢰인을 찾는 과정, 그리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있었던 사건이라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끝까지 우리를 믿어준, 때로는 변호사들에게 정신차리라고 파이팅을 외쳐주던, 저의 선택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게 해 준 피해자들이 오늘따라 무척 그립네요!

 

 

Q. 변호사님의 전문분야 혹은 관심을 갖고 계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여성폭력과 젠더이슈에 관심이 많다보니 성폭력, 직장내성희롱, 이혼 사건을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징계 사실조사, 규정 등 체계 정비 컨설팅, 성폭력 및 2차피해 예방 교육, 정책 제안 등의 자문 업무도 많이 진행을 하고 있는데, 송무에서 다졌던 경험을 저 스스로도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호사 활동 초기에는 무조건 다양하고 많은 사건을 접해보려고 노력했었어요. 제네럴리스트냐, 스페셜리스트냐 그런 고민도 많았지만, 다 부질없다는 것을 느끼고 무조건 부딪혀 보고, 새로운 것에도 계속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요즘은 AI에 무척 관심이 많습니다.(그러나 관심만 있을 뿐 생래적 문과생이라 아는 것이 없고 알려고 노력해도 알아 지지가 않는 현실ㅠㅠ) 코로나와 더불어 성큼 다가온 AI 시대에 나도 뭔가를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불안감이 작년에 저에게 엄습했었습니다. 여러 분야를 살피다가 그래도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일과 컨텐츠가 생각보다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희망의 빛을 보고 있습니다.

 

 

Q. 10년 전의 나를 돌아보면 어떤 모습이신가요? 어렸던 자신을 돌아보고 그 연차의 여변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변호사로서의 첫 발을 딛는 시기라면 많은 변호사들, 특히 선배 여성변호사들을 만나 그들의 경험을 들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분명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훌륭한 변호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좀 더 빨리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굳이 무엇을 꼭 해야 한다, 해내야 한다, 한다 등의 성과나 결과위주의 사고나 압박감에서 잠시 자유로워지는 시기를 가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고용변호사의 신분을 벗어던지고 개업을 시작하는 시기가 변호사로서 매우 중요한 시기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무언가를 크게, 멋있게 하겠다는 거창한 목표보다는 일단 버텨보자, 잘 되겠지, 라는 평범하고 다소 소박한(?) 마음을 먹는 것이 결국 일을 지속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단 한국여성변호사회에 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개업을 준비하면서 여성변호사회에 이사로 처음 활동하게 되었는데, 조금 더 일찍 왔다면 방황(?)의 시기를 단축할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시는 선배, 동료, 후배 여성변호사님들과의 교류 자체로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로운 생각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Q. 개인적으로 혹은 법조인으로서 추구하는 목표와 계획이 있으신가요?

“멋진 변호사 할머니가 되자”라는 소박하고도 매우 거창한 목표가 있습니다. 누구나 할머니가 되지만, 멋진 변호사 할머니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여성변호사회에서 앞으로 멋진 할머니 변호사가 될 많은 여성변호사님들을 롤모델 삼아 철저하게 연구하고 분석하여 저도 같은 길을 걸어 나가려고 합니다^^‘ 

 
 

Q. 추천 및 소개하고 싶은 책, 영화, 공연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최근 2009년 개봉한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다시 봤습니다. 다들 그러시겠지만, 저는 갑자기 마주하게 된 코로나 팬더믹으로 평온한 시간과 일상, 그리고 평범한 죽음에 대한 고민과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같이하며 함께 죽음을 향해 늙어가는 것,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게 하는 영화인 것 같아 일상에 지친 분들께 추천합니다. 

 

 

Q. 마지막으로 여변회에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최근 발간된 “30년 한국여성변호사회 백서”를 보니, “그 어려운 걸 한국여성변호사회가 또, 해냅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훌륭한 선배, 동료, 후배 변호사님들과 여변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울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랑합니다! 올해도, 또 해냅시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서혜진변호사■

 

사법연수원 40기 (사법시험 50회)

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대표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상근조정위원

대검찰청 양성평등심의위원회위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희롱심의위원회위원

 
 

담당 최진원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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