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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모리(Memento mori)”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로, 로마 공화정 시대 개선장군의 귀에 노예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되새겨지도록 했던 데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이는 생명의 유한함을 일깨워 순간의 승리에 도취된 끝없는 자만, 그 자체로 어쩔 수 없는 존재의 내재적 한계에서 벗어나도록 도우려는 현자의 말이다. 역으로, 우리 모두는 살면서 쉬이 ‘죽음’을 잊는다.


사단법인 한국여성변호사회 생명가족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국회의원, 국민의힘 전주혜 국회의원과 공동주최로 ‘고령화 사회의 법정책 II 노인의 존엄한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삶과 가치」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유은실 울산의대 명예교수는, 영국 정부가 발표한 ‘좋은 죽음(Good Death)’의 정의를 소개하며, “익숙한 환경에서,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친구와 함께. 고통 없이 사망에 이르는 것이 좋은 죽음이다”라고 했다. 삶의 환희의 순간에 죽음을 일깨우는 이웃 나라의 오랜 관행과 마찬가지로, ‘좋은 죽음’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나열처럼, 모순적이다.


‘죽음’이란 명사가 ‘좋다’는 형용사와 합체되는 것이 모순처럼 보이는 이유는 ‘죽음’이 갖는 부정적 의미, 즉 ‘결코 돌이킬 수 없는 끝, 사랑하는 모두와의 영원한 이별, 그리고 덧붙이자면 미지와의 조우에 대한 끝없는 두려움’ 때문일 거다. 과거 우리에게 죽음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인 것이었기에 그 부정에 대한 욕망은 더 컸으리라. 그런데 인류는 의학과 생명공학에 기대어 죽음의 방식과 시기를 선택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믿는다. ‘좋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선택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의 의사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유 교수는 이번 발제에서 “그 사람의 삶의 전반을 통해 확고한 의사를 확인하는 게 필요한데,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라고 지적하며 대만의 ‘생사학’을 소개했다. 생사학은 대학의 정규과정에 있는 학문으로, 생명과 죽음에 대한 교육을 목적으로 하며, 생애 전반에 걸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어느덧 선택의 기로에 다다랐을 때 올바른 결정과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를 갖는다. 그런데 죽음의 방식과 시기를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하면, 아니 그래야 한다면, 그 자체로 특정한 선택의 강요가 되는 것은 아닐지, 두렵다.


우리는 이제 ‘좋은 죽음’을 생각하며,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의 ‘좋은 죽음’을 돕는 것”을 생각한다. 자율성 내지 자기결정이라는 미명하에 위 주제가, 사상이, 남용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개인이 아닌 사회가 될 때, 사건이 아닌 정책이 될 때,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필연적으로 ‘타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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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양진영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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