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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바람 난 변호사”

정희경 변호사

 

 

 

 

 

1. 한 단어로 자기소개를 해주시고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춤바람 난 변호사. 이 사실을 고해성사하라는 뜻으로 이번 회원인터뷰 저에게 낙점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ㅎㅎ

 

저는 스스로 제가 평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사법연수원 윗 기수 선배들로부터‘연수원 역사에 없는 캐릭터가 들어왔네’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몇 가지 추정되는 이유가 있지만, 아마도 제가 아르헨티나탱고(일명 땅고, Tango의 스페인어식 발음)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도 한국아르헨티나땅고협회 이사, 아르헨티나땅고 1급 지도자, 인천대학교 평생교육원 아르헨티나땅고과정 지도강사입니다. 사실 원래 춤바람은 나 있었고요. 여러 장르를 오가며 방황 끝에 땅고에 정착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7.번에서 다루도록 할께요.

 

2. 변호사님께서 법조인이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법조인 외의 다른 꿈을 많이 생각했었지만, 누에는 뽕잎을 먹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대학 동기들보다 약간은 늦은 시기에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되었네요.

 

3. 변호사님의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경험담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사적으로 수행했던 특이한 소송이나 다이나믹한 계약들은 공개를 할 수가 없을 것 같고요, 여변의 활동 또는 공익활동과 연계시켜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성폭력 피해자들 지원 과정에서 고소인 조사에 배석했을 때, 아무 일도 아닌 듯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피해자들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하고 눈앞이 흐려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중의 한 사건이 기억에 남네요. 사건의 비극성이나 가해자의 비인간적인 행동이 담긴 배경을 좀 더 말씀하셔도 괜찮을 법한 분위기였지만, 그 분은 단편 소설 한 편을 요약해서 읽어주는 사람처럼 담담하고 간명하게 답변을 하셨지요. 그러다가 수사 기관이 특정 장면에서 가해자의 행위에 대해 더 자세한 묘사를 요청하자, 그 분이 제 손을 잡고 약간의 재연을 하셨는데, 그 때 마주친 그녀의 눈빛과 손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네요.

 

깊은 눈동자 속에 헤아릴 수 없는 슬픔을 담아 세월 속에 묻어버린 눈빛, 그리고 찰나였지만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던 끝없는 무력감을 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그만한 무게를 지닌 사건이어서 제가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작년에 양육비 미지급 문제와 관련하여 여변의 여가부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많은 양육자들과 변호사님들을 인터뷰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기존에 선행연구가 상당히 되어 있는 분야여서, 저희가 변호사로서 보탤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이 있어야 했고, 유의미한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많이 느꼈던 연구인데요. 다양한 상황에 놓인 양육자들과 여러 훌륭하신 변호사님들을 직접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제 개인적으로 얻은 것이 많습니다.

 

4. 변호사님의 전문분야 혹은 관심을 갖고 계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콘텐츠 산업에 나름 오랫동안 자문을 했습니다. 국내 기업 뿐 아니라 다국적 기업, 콘텐츠 관련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에도 자문을 해왔고요. 주변에 예술인들이 많고, 남편도 예술인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혹자는 제가 예술인이어서 그렇다고 하지만요^^; 그리고, 지금은 조금 다른 쪽으로도 연구를 하며 슬금슬금 이동 중 입니다.

 

5. 개인적으로 혹은 법조인으로서 추구하는 목표와 계획이 있으신가요?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목표라고 하면, 저의 사이버 멘토 법륜스님의 멘트를 차용하여,“인생 별거 없다는 것을 깨닫고 가볍고 즐겁게 사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매우 힘들고 무거운 일들도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게 보면 별일 아니고, 뒤집어 보면 안좋기만한 일도 없다는 것을 “지금 이순간”깨닫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다 지나고 나서 깨닫는 게 아니라, 일이 닥친 바로 그 순간이요.

 

법조인으로서의 목표라고 하면, AI가 들어왔을 때 살아남을 수 있는 법조인 이라고 하면 될까요. 제가 아는 어떤 회계사 분이 (농담조로) AI가 업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직업인으로서) 조용히 죽어야지 라고 하시더라고요. AI가 들어왔을 때 뭐 좀 비실거리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는 법조인이 되면 좋겠네요.

 

6. 여변회원들에게만 알려주는 꿀팁을 알려주세요~!(화장법/추천 정장 브랜드/맛집 추천/괜찮은 요가학원 등등 어떤 꿀팁이든 가능합니다)

 

화장품이나 옷은 공연이나 행사할 때 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아서 추천할 만한 주제가 못되네요. 화장보다 공연용 분장을 먼저 배웠다고 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진한 화장은 잘 하는데 일상적인 꾸안꾸 메이크업을 세련되게 하는 건 잘 못해요. 옷도 재판갈 때 입는 정장과 땅고 의상 외에는 패션테러리스트 같다고 자평합니다.

 

맛집은 원래 정말 많은 리스트를 머리에 넣고 다녔었는데, 아이를 낳고 8개월 정도 독박 육아를 하면서 하루 한끼 먹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난 뒤, 나름의 깨달음이 있어서 요즘은 맛집 찾기는 별로 안합니다. 주변에 힙한 선후배들이 좋은 레스토랑에 데려가 주면 고맙습니다 하는 정도고요. 저에게 뭐든 추천하라고 하면, Tango하세요 라는 말 밖에 없겠네요.

 

6. 추천 및 소개하고 싶은 책, 영화, 공연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인데, Beyond Order 라는 책입니다. 베스트 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유명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이 코로나 기간 동안 아내의 암투병, 본인의 약물 중독 및 부작용으로 삼중고를 겪으며 나락까지 떨어졌다가 극복하면 깨달은 이야기를 더없이 솔직하게 썼네요.

 

7. 변호사님의 취미나 특기에 대해 자유롭게 자랑해주세요~^^

 

아마 여변 뉴스레터발간위에서 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신 이유가 이것 때문인 것 같은데요. 저에게 여변 행사에서 땅고 공연을 하거나,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보여달라는 요청이 많으셨는데, 제가 계속 반사 사인 보내는 중이거든요ㅎㅎ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짧게 썰이라도 풀어보려 합니다.

 

저는 13년 정도 아르헨티나땅고를 해왔고, 공연이나 강습 외에도 한국에 아르헨티나땅고를 보급하기 위한 각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원래 무용, 춤에 많은 관심이 있어서 발레, 현대무용, 재즈, 힙합 등 손을 안댄 게 없는데요, 땅고를 만난 후로 자연스럽게 다 끊었네요. 굳이 인위적으로 몸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땅고를 시작한 후로 살도 많이 찐 것 같은데 후회는 없습니다. 땅고를 시작한 지, 2주 정도 되는 날 플로어에서 거울을 보고 있는데,“아, 이 장르를 만나기 위해서 돌고 돌아서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장면이 기억이 나네요.

 

땅고는 아르헨티나에서 어린 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동네 사람들이 Salon과 같은 집합장소에 모여서 안무 없이, 즉흥적인 리딩, 팔로윙 사인으로 누구나 즐기는 소셜 댄스에요. 태초부터 전문 무용수를 위한 무용이 아니었고, 점수를 매기는 경쟁적 성격을 가진 스포츠댄스와도 다르죠. 하루에 10번을 만나도 10번 모두 시간을 들여 정겹게 인사를 나누며 포옹을 하는 그들의 심성이 반영되어 있는 하나의 문화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어요.

 

1980년대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 시절, 국민들의 집회 결사를 막다보니 살롱 문화도 탄압을 받게 되어서, 오히려 무대 공연으로서의 땅고가 꽃피게 되었고, 공연 땅고에 전문 무용수들이 진입하게 되면서 무용의 한 장르로도 진입했어요.

 

지금은 소셜 땅고와 공연 땅고가 같이 발전 중입니다. 물론, 코로나 19로 인해 소셜 땅고 쪽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네요.

 

저는 소셜 땅고로 시작을 하였고, 계속 하다 보니 공연 땅고에도 도전을 하게 되어서, 한국에서 개최된 세계아르헨티나땅고대회에서는 전문무용수들이 출전하는 공연 땅고부문에서 3위에 입상하기도 했습니다.

 

변호사 업무와 병행하다보니 잠을 줄일 수 밖에 없어서 땅고를 시작한 후로 너무 정신없이 달려오기만 한 것 같습니다. 요즘과 같은 사회적 격리기간이 저에게는 일상의 균형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이 되어서, 긍정적인 점도 있네요.

 

8. 마지막으로 여변회에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오랫동안 여변의 활동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친구 따라 행사에만 왔다갔다 하는 정도의 회원이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여변의 집행부 일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정말 멋진 선후배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분들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공익을 위해 헌신하시는 여변들의 모습에 감동받고, 튼튼한 여변의 네트워크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여변을 알고, 또 참여하셨으면 합니다.  

 

 

■ 정희경 변호사 ■

사법연수원 42기

한국여성변호사회 기획이사

법무법인 한경 파트너 변호사

 

 

담당 최진원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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