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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의 주인공은 나야 나~'

 

한국여성변호사회 '신진희 변호사'

 

 

 

신진희변호사.jpg

 

 

 

Q. 변호사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 전공이 처음에는 사회학이었어요. 사회학은 사회 구조, 문제에 대한 학문이잖아요. 제가 대학을 다니던 89년 그 시절엔 대모를 많이 했었는데 더더욱 사회 문제에 대해 해결이 안 된다는 답답함이 있었어요. 그런데 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이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어요.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던 중에 일하는게 재미가 없어졌는데 예전에 잠깐 생각했던 법학을 공부하고 싶어서 다시 법대에 입학했어요. 처음에는 유학 갈 생각으로 법대에 들어갔는데 막상 공부를 해보니깐 사법고시를 해서 실무를 해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졸업한 후에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어요. 지금은 유학을 못 간 게 좀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교수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변호사가 더 좋은 거 같아요ㅎㅎㅎ

 

Q.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로 오랫동안 일하고 계신데, 개업변호사일 때와 비교해서 장단점이 있다면?

 

  연수원 수료하고 바로 개업했었어요. 개업해보니깐 사건 수임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어디 가서 누구에게 뭘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친한 선후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여변이나 서울회, 변협 활동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그래서 다른 개업변호사들처럼 여기 저기 무료상담도 하고 피고인국선변호도 했어요. 선배님들이 변호사라는 직업은 굶어 죽지는 않는다는 말을 하셨는데 딱 그 말은 맞더라구요ㅎㅎ 그때 경험이 인생 공부였던 것 같아요. 지금은 공단에 있으니깐 매달 월급 받는 급여소득자니깐 사건 수임에 대한 걱정이 없어서 안정적이라는 게 장점이죠.

 

Q.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로 지원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2012년에 피해자 국선변호사제도가 생겨서 저도 지원했었어요. 그때 제가 맡은 첫 사건 당사자가 13세 여아였는데 6세때부터 아빠의 지인으로부터 오랫동안 성폭력을 당해 온 사건이었어요. 그때 증거라고는 피해자의 진술밖에 없었는데 첫 사건임에도 모든 절차적인 방법을 다 경험해보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다행히 피고인이 10년형 선고돼서 첫 사건에 대한 기억이 컸는데, 그 후 2014년에 피해자 국선전담변호사제도가 들어오면서 지원하게 됐었어요. 지금까지는 사건 복이 있었던 거 같아요. 다행히 피해자, 경찰, 검사, 판사, 그리고 저 모두 합이 잘 맞았어요.

 

Q. 변호사로서 어려운 점 중에 하나가 의뢰인(피해자)의 요구를 다 들어주고 만족시키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의뢰인을 만족시키는 변호사님만의 노하우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른데, 피해자의 요구에 맞게끔 일을 하려고 해요. 피해자들 중에서는 피해 진술한 다음에 결과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걸 초조해하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저는 그런 분들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요청해요. 예를 들자면, 오래전 발생한 사건을 뒤늦게 고소한 사건이었어요. 피해자가 그때 가해자를 만났고 피해를 당했다고 하는데 가해자는 만남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이었어요. 피해자에게 그때 뭐 타고 이동했냐~, 지하철 타고 이동했다~고 묻고, 피해자에게 지하철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바로 뽑아와라, 식당 결재내역을 찾아와라...이렇게 찾을 수 있는 증거를 모두 찾아서 수사기관에 제출해요. 그럼 피해자들도 본인이 뭔가 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만족해 하더라구요.  

  스트레스를 덜 받는 방법은 가급적이면 일을 바로바로 하려고 해요. 피해자분들에게 어떤 요청을 받으면 저는 바로 바로 일을 처리해요. 그럼 그 일을 당분간은 생각 안해도 되잖아요. 근데 요청을 받고 답을 해주기까지 시간차가 생기면 계속 그 일을 생각해야하고 그럼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제가 피해자지원을 한다고 하면 다른 분들은 피해자들로부터 감사인사를 많이 들을 거라고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런 분들이 대부분이시지만, 국가가 당연히 피해자를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피해자변호사들이 사건이 끝나고 감사인사를 받는 것으로 보람을 느낄 수도 있지만, 피해자로부터 감사인사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 할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죠.

그리고 저는 피해자와 전화통화를 하거나 만나는 횟수도 피해자에게 맞춰 주는 편이에요. 피해자들 중에는 진술한 이후에는 연락을 해도 받지 않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즉각적인 피드백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에게는 법정 나서자마자 바로 전화를 해 드려요. 피해자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그건 만나서 대화해보고 피해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최대한 불만이 없도록 그분들에게 맞춰서 일을 하면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는 것 같아요. 피해자들에게 사건진행과정에서 “후회나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고 말씀드려요. 그런 마음으로 일을 하면 마음이 편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만민중앙교회 피해자가 9명이었어요.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많은 사건이기도 했지만 가해자인 목사를 지지하는 교회 신도들도 매우 많았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가 중요한 문제였어요. 그래서 피해자 신변보호와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피해자 조사로 바로 바로 해야했거든요. 근데 피해자가 많다보니깐 하루에 2-3명씩 조사를 했고 저는 새벽까지 피해자 조사 동석 마치면 집에 가서 간단하게 옷만 갈아입고 또 동석하고.... 거의 3일 밤낮을 매일 새벽까지 조사에 참여했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 경찰조사관들 모두 힘든 사건이었던 것 같아요. 다행인 건 오래된 사건은 대체로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피해자들이 각자 조금씩 증거들을 다 갖고 있어서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될 수 있었고 결과가 잘 나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피해자 신변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재판 진행 중에 피해자들 인적사항이 만민중앙교회 측 신도들에게 알려지는 일이 발생해서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심각했어요. 나중에 법원 직원에 의해 유출됐다는 걸 알아내긴 했지만... 처음엔 누가 피해자들 정보를 유출했는지 그 범인을 찾아내고 그 사람들을 처벌받게 하는 그 과정을 거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성폭력 사건 자체보다도 그런 부수적인 일들로 인해 힘들었지만 보람이 많았던 사건이었습니다.

 

Q. 변호사로서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데, 변호사님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시나요?

 

  사건을 하다 보면 정신적으로 힘들잖아요. 뭔가 새로운 걸 해보자. 그래서 법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어요. 근데 그것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맛 집도 가고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었죠. 요즘은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번 배우고 다음 수업 때까지 연습을 해야하는데 연습할 시간이 없더라구요. 배운지는 1년 반 좀 넘었는데 그런데도 실력이 안 느니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아요ㅎㅎ 올 겨울에는 운동을 시작할까 계획중이에요.

 

Q. 변호사님의 좌우명이 있다면?

 

  특별한 좌우명은 없는데, 갑자기 물어보시니 언젠가 들었던 좋은 말씀이 떠오릅니다.

수처작주(隨處作主):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어라

입처개진(立處皆眞): 서 있는 그곳이 참된 자리이다.

 

중국 당나라 때 임제선사가 남긴 말씀인데,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 놓여도 진실하고, 주체적이며 창의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가면 그 자리가 바로 행복의 자리, 진리의 자리에 이르게 된다는 말인데 듣자마자 너무 마음에 와 닿아서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네요.

 

Q. 마지막으로 후배변호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너무 일에 치어서 살지 말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지난 번에 로스쿨 면접에 갔었는데, 질문을 해보면 지원자들이 공부 외에는 다른 경험을 했던 지원자들이 거의 없더라구요. 처음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취지와 점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어요. 일 외에도 재밌는 다른 것도 했으면 좋겠어요.

 

 

 

담당 김영미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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