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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호사’

 

최주희 변호사

(사시 52회)

 

 

앞서 기고한 칼럼들에서는 의뢰인들이 기대하는 여성변호사의 배려심, 부드러움 등과 같은 장점과 양육권에 관한 사건에 있어 여성 특유의 모성애에 관한 점을 이야기 했다면 오늘 제가 의뢰받은 마지막 회차의 칼럼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직업의 자부심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여성변호사라고 하면 흔히 부드러운 응대태도와 배려심, 섬세함 같은 여성성을 기대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여성성’은 양날의 검과도 같아서 때로는 유약함으로 비춰지기도 하는데요.

 

최근 대구지방검찰청 정명원 검사님께서 출간하신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에서 검사 역시도 여자검사이기에 공소사실을 낭독하는 공판검사에게 피고인이 “새파랗게 젊은 년”이라고 모욕당한 에피소드를 읽었는데요, 여성 변호사로서 매우 공감되는 한 대목이었습니다.

 

일례로 저의 경우 (물론, 저는 누가 봐도 한 성깔 할 것 같다는 평을 듣기도 합니다만) 성품이 거친 의뢰인분과 전화로 업무상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의뢰인께서 억지주장을 하며 저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낸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 제가 답변으로 한 이야기는 “대표님 저라고 큰 소리 낼 줄 몰라서 입 다물고 있는 것 아니니까 소리치지 마시구요. 대표님께 최대 이익을 드리려 법리적 검토를 설명드리는데 본인 마음에 안든다고 소리지르시면 안돼죠. 전화 끊을테니 차분히 생각하시고 다시 연락하시죠.” 였습니다. 물론 답변 후 제 할 말 만 하고 전화를 곧장 끊었습니다.

 

여성은 부드럽고 온화할지도 모르나, 변호사는 송무에 있어서는 의뢰인을 대신하여 다투는 검투사와 같고 그 외 법률업무 처리에 있어서도 나의 의뢰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아 이해관계를 다투는 일선에 항상 머무르는 직업입니다.

 

그렇기에 우리 ‘여성변호사’는 여성의 온화함과 섬세함을 갖춤과 동시에 상당한 전투력(?)을 갖춘 반전의 매력을 가진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투력을 굳이 노출하거나 전시할 필요도 없고 필요한 경우에만 활동하면 되다보니 때로는 의뢰인 또는 상대방 당사자로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쉽게 보여지거나 약하게 보여지는 경우도 다수 있습니다.


간혹 무례한 당사자들이 여성변호사님들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풍경을 볼 수 있는데 특히 이제 막 변호사생활을 시작하신 후배 변호사님들이 그러한 처우를 당하고 대꾸도 못하는 채 급히 자리를 피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고 대신 제가 당사자에게 항변이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변호사’이며, 우리가 가진 법률적 지식과 전문성은 우리를 지키고 존재하게 하는 무기라 할 것이며 직업 앞에 성별로 구분 지어지는 현실에 씩씩하게 이겨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제 막 변호사로서 험난한 타인의 분쟁관계에 발을 들이신 모든 후배변호사님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로 마치고자 합니다.

 

-글 기고 감사합니다.- 

 

 

■ 최주희 변호사 ■

 
 
2010년 제 52회 사법시험 합격
대한변호사협회 민사법 / 형사법 전문 변호사

現 다지행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現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現 대구 KBS 밭캐스트 고정패널 출연
現 대한변협, 대한치과의사협회 법률지원 변호사
現 대구광역시 계약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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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조수영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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