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13대 한국여성변호사회 사무총장 - 김영미 변호사

by (사)한국여성변호사회 posted Mar 2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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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여성변호사회 사무총장으로 취임하신지 얼마되지 않으셨는데, 그간 활동하시면서 소감이나 소회가 있으실까요?

 

제가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저를 아는 분들은 안그래도 바쁜데 사무총장까지 할 수 있겠냐는 우려를 많이 표하셨어요. 그런데 제가 2010년 여변 회원이 된 이후, 인권이사 2회, 공보이사 2회를 역임했었고, 제가 인권이사로 있을 때 아동청소년특별위원회를 처음 조직했었거든요. 오랜 시간 여변과 함께 하면서 저도 조금씩 성장했고, 받은 것들을 어떻게든 나눠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기꺼이 사무총장을 맡겠다고 했고, 바쁘긴 하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사무총장은 여변의 일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아야 하고, 안팎으로 챙겨야 하는 점이 가장 다른 것 같아요. 사무총장을 맡은지 아직 2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지난 13년간 했던 활동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한 것 같으니 말 다한거죠ㅎㅎ 제가 골프 좋아하는 건 아시는분은 아시는데 새해가 밝은지 3개월이 되는데 아직까지 한번도 골프를 나가지 못했으니 얼마나 바쁜지 아시겠죠ㅎㅎㅎ그래도 역대 회장님들과 선배님들의 노력과 애정으로 여성변호사의 위상이 커졌다는게 실감이 나더라구요.   

 

 

 

Q. 진행하시고 계신 여성변호사회의 여러 사업 또는 과제 중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있으신 것이 있으실까요? 

 

그동안 여변은 외연 확장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 같아요.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에요. 그 어려운 일을 해내시고 지금의 여변으로 이끌어주신 역대 회장님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13대 집행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은 계속 유지하면서 ‘따뜻하고 든든한 여변’이라는 캐치프래이즈에 걸맞게 점점 늘어가는 회원들에게 따뜻하고 든든한 여변이 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올해 4월부터 시작하는 여성가족부 무료법률지원사업, 직장맘센터 위탁사업을 통해 여성변호사의 전문분야 및 업무영역을 확대하는데 도움을 줄 예정이에요. 그리고 회원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매월 문화행사와 신입회원오찬을 진행하고 있어요. 점점 증가하는 회원들이 여변에 애정을 갖고 활동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니, 아이디어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Q. 현재 여성변호사들의 가장 큰 고충은 무엇이며, 어떻게 해결해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변호사라면 누구나 먹고사는 문제가 고민일 수 밖에 없는데, 여성변호사는 거기에 더해 일가정양립이라는 고충이 하나 더 있는거 같아요. 먹고사는 문제는 선배라고 해도 동일하게 존재해요. 그런데 선배들이 이미 경험했던 고민들과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후배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거든요. 제가 그랬으니깐요. 그래서 선후배, 동료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 건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당장 수입에는 큰 도움은 되지는 않겠지만, 무료법률지원사업, 공익활동 등에 참여를 함으로써 보람도 느끼고 직역을 확대하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일가정양립은 여성변호사에게 풀리지 않는 숙제같은 거에요.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Q.  총장님께서 법조인이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서 상고에 진학했어요. 여기서 라떼 이야기가 나오는데...저 때는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딸은 일찍 취직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 해야 했답니다ㅎㅎ 그래서 인문계 학생들이 가장 열심히 공부할 시기인 고등학교 3학년 1학기에, 저는 회사에 취직을 했습니다. 만 3년을 회사에 다녔습니다. 그런데 회사를 떠나는 선배언니들을 보니, 20대 중후반이 되면 적당한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출산하고 남편 내조하면서 그렇게 가정주부로 살아가더라구요. 저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았어요. 뭔가 진취적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그러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막연히 떠오른게 법조인이었어요. 

 

제가 20대까지만 해도 겁이 없었고, 맘만 먹으면 무조건 해보는 그런 성격이었거든요. 그래서 곧바로 회사에 사표 내고 실천에 옮겼죠. 고시공부가 그렇게 힘든 건 줄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 것인데 몰라서 시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총장님의 전문분야 혹은 관심을 갖고 계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요즘은 사람들을 처음 만나면 ‘뭐 전문이세요?’라는 질문을 많이 하더라구요. ‘못하는거 빼고는 다 잘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공식적으로는 ‘저는 4대 폭력 전문입니다’라고 소개합니다. ‘성폭력, 가정폭력, 아동학대, 학교폭력’

 

제가 변호사 2년차 때 개업을 했는데, 동시에 여성변호사회 활동도 시작했어요. 여변 활동을 하면서 도가니 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 칠곡 계모 아동학대사망사건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을 맡았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성폭력,아동학대 피해자 국선변호사, 성폭력위기센터 이사, 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위원 등 성폭력, 아동학대와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변호사 개업을 하고 보니 처음에는 일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래서 공익활동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직접 기관에 방문하여 내담자 상담을 시작했어요. 은평구에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에 월 1회 방문하여 가정폭력 피해자 상담을 했고, 구로구에 있던 푸른나무재단(구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월 1회 방문하여 학교폭력 상담을 했었어요. 그렇게 상담과 관련 소송을 10년 이상 계속하다보니 그 분야에서 전문가라는 말을 듣게 된 거 같아요. 

 

특히 관심을 갖고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아동학대와 학교폭력 분야에요. 아동.청소년 문제는 일반 형사사건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관련 입법 개정, 공공기관 매뉴얼 집필, 공공기관 각 위원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다니면서 그곳에 계셨던 선생님들과 인연이 되어 장난이 폭력이 되는 순간’이라는 책을 함께 내기도 했습니다.  

 

 

Q. 초년차의 변호사였던 나를 돌아보면 어떤 모습이신가요? 어렸던 자신을 돌아보고 그 연차의 여변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앞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초년차에는 정말 막막했어요. 저는 변호사 2년차에 서울에서 개업을 했는데, 서울에는 연고가 전혀 없었거든요. 실제로 6개월 동안 한건도 수임이 되지 않았던 적도 있었어요. 다행히 선배 변호사의 도움으로 사무실 비용을 면제해줘서 일할 공간은 마련할 수 있었지만, 수입이 없고 언제 사건이 올지도 모르니 심적으로 정말 힘들더라구요. 거기다가 3살 된 아이와 둘째까지 임신한 상태라 첩첩삼중이었어요. 그때가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답을 얻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무조건 하자고 마음 먹었어요. 그래서 여변의 선배님들이 여변에서 지원하는 공익 사건 함께 할 수 있겠느냐고 제안이 오면 무조건 ‘네’하면서 최선을 다해서 했어요. 변협 및 서울회 위원회, 국선변호사, 소송구조변호사, 국선보조인 등 변호사를 모집하는 활동에는 다 참여했어요. 심지어는 시민단체들에 전화해서 법률 도움이 필요하면 돕겠다고 해서 인연을 맺기도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돈을 벌 수는 없었지만, 변호사로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매우 소중한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서 기다리면 때가 온다고 말하고 싶어요.

 

 

Q. 여성변호사님들에게 부탁의 말씀 또는 응원의 말씀이 있으실까요? 


누군가 이런 건배사를 하더라구요. “여변은 가족입니다!”
여변의 회원이면 가족이니, 앞으로 좋은일도 슬픈일도 괴로운 일도 함께 나눠요^^

 

 

 


■ 김영미 변호사 ■
 

한국여성변호사회 제13대 사무총장


사법고시 48회, 사법연수원 39기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이사
前)학교폭력대책위원회(국무총리산하) 위원
은평아동보호전문기관 운영위원
서울가정법원 국선보조인 

 

 

 

 

담당 양진영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특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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