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LA 22호 (2021.6.) - 인터뷰] "재기발랄한 활동가" – 신수경 변호사

by (사)한국여성변호사회 posted Jun 06,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재기발랄한 활동가"

 

신수경 변호사

 

 

Q. 한 단어로 자기소개를 해주시고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ENFP(재기발랄한 활동가)
MBTI 성격유형 중, 제가 해당하는 유형인데요. 지루한 것을 싫어하고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충동적이고 산만하고 일을 잘 벌이는 타입이죠. 성격검사해주신 분이 사법시험 합격한 것이 기적이라고 하셨어요. 마감을 잘 못 지키고 마무리가 안 되는 단점이 있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으니, 저랑 같이 일하시게 되실 땐 망설이지 마시고 마구마구 독촉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변호사님께서 법조인이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기자를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법학과에 점수에 맞춰서 진학하게 되었어요. 대학때 신문사 동아리, 여성학 동아리, 락밴드 등에서 활동하며 등록금이 아깝지 않게 즐겁게 지내다가, 친한 친구들을 따라 고시에 발을 들이게 되었지요. 친구 중 절반은 진즉 붙어 나가고 또 절반은 다른 길을 어서 찾아 갔는데, 저는 계속 취직해볼까 대학원 가볼까 하면서 일만 벌이다가 좀 늦게 사법시험 54회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Q. 변호사님의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경험담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연수원을 수료하자마자 당시 여성변호사회 이명숙 회장님 시절에 아동학대사건전담변호사로 변호사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울산아동학대사망사건, 칠곡아동학대사망사건, 도가니 사건 등에 기존에 여변 선배님들의 조력이 한창 진행되던 중간에 합류하여 마무리 작업을 돕게 되었습니다. 사건 자체가 충격적이었던 것도 물론이고, 당시 형사사건 피해자에 대한 법률 조력이 체계화 되어 있지 않던 상황에서, 선배님들이 하나씩 만들어 놓은 절차가 실제로 법정화 되는걸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이때의 경험때문인지 요즘도 송무보다는 정책제안이나 연구활동에 좀 더 비중을 두고 변호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변호사님의 전문분야 혹은 관심을 갖고 계신 분야는 무엇인가요?

 

저보다 훌륭한 변호사님들이 많은데 전문분야라고 하기도 민망하지만, 아동·청소년을 위한 법률지원 전반에 관심을 갖고 있고, 그래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형사사법절차상의 조력과 그 과정에서 알게되는 정책의 불비 등을 정리해서 여러 경로를 통해 정책과 입법을 제안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법시험때도 선택과목을 형사정책을 선택하였을 정도로 형사정책과 피해자학에 관심이 많은데, 기회가 닿는다면 좀 더 체계를 잡고 공부해 보려고 하고 있어요.

 

 

Q. 10년 전의 나를 돌아보면 어떤 모습이신가요? 그 때의 나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한창 2차 시험 준비 중이었을 것 같네요. 공부 핑계 대지 말고 부모님 자주 찾아 뵙고 연락드리라고 하고 싶어요. 요즘 부쩍 늙으신 부모님 뵈면 놓치고 흘려버린 시간들이 너무 아쉽더라구요. 아, 그리고 술은 적당히 먹으라는 조언도 빼먹으면 안 되겠네요^^

 

 

Q. 개인적으로 혹은 법조인으로서 추구하는 목표와 계획이 있으신가요?

 

아동·청소년의 권리에 대한 법학적인 연구는 아직 많이 부족한 편이예요. 권리 주체로서 아동이 실제 사법절차에서 어떠한 지위를 가지는 지, 현행 법 체계내에서 아동 스스로의 의사를 어떻게 표명하면서 당사자로 설 수 있는지, 사법절차내에서 아동 최상의 이익을 구현할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등 사실 연구할 주제는 풍부합니다. 이러한 연구를 기회가 닿을 때 마다 한 두 개씩 발이라도 걸쳐보는 것이 목표구요.

 

언젠가 아동의 권리가 헌법에 규정되고, 아동의 전 생애를 총괄하고 통합적으로 개입하는 독일의 아동청과 같은 조직이 생길 것이라고 믿고 있는데요. 그때를 대비해서 미리 열심히 준비해놓고, 아동청이 생길 때 그 아동청의 직원으로 벼넥시트(변호사+EXIT)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여변회원들에게만 알려주는 꿀팁을 알려주세요~!

 

저희 사무실 1층은 검증된 맛집인 도셰프가 있습니다. 피자와 파스타를 메뉴로 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인데 꽤 유명해서 코로나 시국에도 항상 손님이 많고, 저희 건물 임대인 분의 자랑이기도 하시죠. 언젠가 저희 사무실이 더 유명해질 것이라고 임대계약 갱신할 때 마다 임대인께 말씀은 드리는데, 아쉽게도 아직은 도셰프가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상황이네요. 저희 사무실 오시게 되면 언제든 제가 도셰프 풀코스로 모시겠습니다.

 

또 저희 사무실이 있는 논현역에는 성천막국수라고 정말 맛있는 막국수 집이 있어요. 저희 사무실 변호사님들이 주말에도 이 막국수가 먹고 싶어서 출근을 한다는 전설의 맛집이예요. 날이 더워져서 입맛 없으신 분들 시원한 물막국수 드시러 논현역 한번 꼭 들러주세요.

 

 

Q. 추천 및 소개하고 싶은 책, 영화, 공연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뭔가 스트레스 받고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가벼운 소설을 읽는 것을 추천 드리는데요. 아가사 크리스티의 안락의자 탐정류 소설은 호흡도 적당하고 집중해서 읽지 않아도 되어서 좋으니, 어떤 것이든 읽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몽환적인 느낌의 추리·환상소설로 일본작가 온다리쿠의 저서들도 추천 드려요.

 

 

Q. 변호사님의 취미나 특기에 대해 자유롭게 자랑해주세요~^^

 

이것도 취미일 수가 있나 싶은데, 이것저것 일 벌이는 것을 좋아해서 법원행정처나 정부부처의 연구용역 입찰이나 연구과제 제안 같은 것들을 수시로 확인해 보고, 제가 관심 있는 아동·청소년 분야면 실제 사업계획서도 내서 사업수행을 하기도 해요. 변호사 업무를 하다보면 물론 중요한 사건들이지만 사건 하나에 파묻히고 의뢰인에게 시달리다가 정신적으로 힘들 때가 오더 라구요. 그럴 때 뭔가 내 이름으로 된 성과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매달리면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아요. 실제 배인구 아특위원장님의 지도로 작년엔 피해아동보호명령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2020, 법원행정처)를 진행하였고, 올해는 출생신고제도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2021, 법원행정처)를 진행중이예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진행한 공익인권프로그램에도 참여해서, 취약계층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보고서도 올 초에 제출하기도 했지요.

 

제 관심사와 관련된 학회나 세미나 같은 경우도 1년에 한 번은 참석해보자는 목표로 틈틈이 검색해 놓는 취미도 있는데요. 사실 제 외국어 실력은 형편없어서 임박해서는 기본적인 신청서도 작성이 안 되더라구요. 몇 번 해보고 나선 틈틈이 파파고의 도움을 얻어 자기소개서 한 두줄을 써보면서 국제회의에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해 보는 다소 기묘한 취미가 있습니다. 실제 2018. 에는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의 아동권리 관련 섬머스쿨을 2주간 수강했고, 2019. 에는 UN 아동권리위원회 국가보고서 심사에 참석해보기도 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연락 주시면, 아마도 5년 뒤의 다음 국가보고서 심사때 여변분들 손잡고 함께 갈 수 있도록 준비해 볼게요(이런식으로 일을 벌입니다^^).

 

 

Q. 마지막으로 여변회에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변호사로서의 첫걸음을 여변회에서 해서 그런지 여변회는 저에게 항상 고향과 같은 존재입니다. 변호사 업무 중에 여변선후배 분들을 잠깐이라도 스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의 발걸음을 쫓으며 나도 뭔가 멋진 선배변호사가 되어야지 다짐하면서도 정작 노력이 부족함을 오늘도 반성해 봅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런 인터뷰의 영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노력하는 변호사가 되겠습니다(한 마디가 아니네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 신수경 변호사 ■

(전)여성변호사회 아동학대사건전담변호사

(전)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상근변호사

(현)법률사무소 율다함

 

 

담당 최진원 변호사 Ⓒ (사)한국여성변호사회 뉴스레터발간위원회

 


Articles

4 5 6 7 8 9 10 11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