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24.]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영상진술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규탄하며 재입법을 촉구한다

by (사)한국여성변호사회 posted Dec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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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2021. 12. 2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제30조 제6항 중 조사 과정에서 촬영한 영상물에 수록된 19세 미만 성폭력범죄 피해자(이하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라 한다)의 진술이 조사 과정에 동석하였던 신뢰관계인 등에 의한 성립인정의 진술로도 증거능력이 부여되도록 하는 내용에 대하여 헌법재판관 6:3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하였다.  

 

해당 조항은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출석하지 않더라도 신뢰관계인 등이 영상물의 성립인정 진술을 통해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의 증거능력을 인정함으로써,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법정 진술과정에서 다시 범죄 피해를 복기하여 입게 될 심리적・정서적 충격을 방지하고 반대 신문과정에서 가해지는 공포감이나 수치심 등을 받을 수 있는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규정된 것이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린바, 이는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성폭력범죄 그 자체로 경험하는 파괴적인 피해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사법현실에서 경험하게 되는 2차 피해의 심각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결정으로서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재판소의 다수의견은,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심리비공개(제31조), 피해자가 피고인 등과 마주치지 않도록 증인지원시설설치(제32조), 증인신문 시 신뢰관계인 동석(제34조), 진술조력인 증인신문참여(제37조), 비디오 등 중계장치에 의한 신문(제40조) 등의 규정들을 두고 있음으로써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가능하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죄 사건에서의 공판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해당 제도들은 가해자와의 직접적인 대면을 제지하는 데는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성인도 지난한 재판과정을 경험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압박감과 위압감을 토로하는 상황에서 이미 미성년자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고 법원에서 이를 다시 상기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우며 실제 고통을 호소하는 미성년 피해자들이 압도적이다.

 

비디오 등에 의한 중계 신문은 드물 뿐만 아니라, 특히,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반대신문 과정에서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진술의 약점을 탄핵하고 성폭력 피해 경험을 샅샅이 복기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공판 과정에서 법관의 지휘 아래 아동・청소년이 입을 정신적 충격을 고려하여 정제된 신문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증거보전절차 역시 수사기관의 조사에 따른 진술 이후에 다시 법정에 출석하여 진술할 수밖에 없으므로 2차 피해를 줄이는 데에는 부족하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법과 현실의 괴리를 인지하지 못한 결정으로서, 미성년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수사 및 공판과정에서 경험하는 정신적・심리적 트라우마나 현행 법제도의 운영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만연히 종이 위에 적시되어 있는 현행 관련 법제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 매우 잘못된 결정이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윤석희)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아동・청소년이 사실상으로나 법적으로 자신의 기본권 침해사실을 성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외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아동・청소년의 기본권과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의 “조화”를 단지 형식적으로 주문했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하며, 미성년성폭력피해자가 실질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사법체계 구축을 촉구한다.

 

 

2021. 12. 24.

 

(사)한국여성변호사회

회  장   윤 석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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