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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홈닥터 여성 5인방'의 일상
"소외계층 법률상담…'마을 변호사' 역할에 보람"
법률신문 2012. 12. 26., 장혜진 기자


"법률홈닥터는 앞으로 마을공동체에서 주민들과 함께 할 마을변호사의 전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구청 단위로 있지만, 법률홈닥터 같은 변호사들이 앞으로는 마을공동체 속에 들어가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을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면서 법률적인 도움이 필요한 기초수급자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을 찾아 법률상담을 지원하는 법률홈닥터 변호사 5명을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청 소회의실에서 만났다. 올해 로스쿨을 졸업하고 종로구청 법률홈닥터로 활동 중인 배진수(34), 광명시청의 백승선(29), 광진구청의 김현정(30), 양천구청의 경규연(27), 노원구청의 전경인(31) 변호사다.
서울 시내 구청에서 법률홈닥터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변호사들이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청 소회의실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백승선·김현정·경규연·전경인·배진수 변호사.  <사진= 백성현 기자>

◇법률에 무지한 소외계층 찾아다니며 상담·서비스 제공= 법무부가 지난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법률홈닥터는 변호사가 지방자치단체나 사회복지협의회 등 거점기관에 상주하면서 취약계층을 비롯한 서민에게 법률상담 등 1차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서울시 25개 구 중 9개 구청과 경기 남양주시, 대구광역시, 인천광역시, 광주광역시, 강원 춘천시 등 지방에 11명의 법률홈닥터가 상주하고 있다.

법률홈닥터들은 각자가 속한 구청에서 하루에 적으면 4건 많으면 12~13건 가량 방문을 받거나 전화로 법률상담을 한다. 틈틈이 복지기관이나 노인회관, 범죄피해자센터를 찾아가 상담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사회복지사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 가정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이들이 법률홈닥터로 근무하면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의뢰인은 법에 대해 무지하고, 법률구조기관을 찾아가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남편이 이혼을 할 수 없다고 하면 이혼이 아예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거나 오랫동안 떨어져 살면 자동으로 이혼이 된다고 생각하는 노년층 등이다. 법률홈닥터 변호사들은 "모든 국민을 대졸자의 기준에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전 변호사는 "청소용역일을 하는 나이 드신 분이 불기소 처분 통지장을 들고 찾아왔다. '나 이제 잡혀가는거냐'고 묻더라. 그 분 주위에는 불기소라는 말 뜻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거다. 인터넷을 쓸 줄 아는 사람도 없고. '더 이상 경찰이나 검찰청에 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다 끝난거다' 말씀드렸더니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내가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여기 앉아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어떤 분이 전화를 해서 '내가 전과가 있는데 이름을 바꿀 수 있느냐'고 물었다.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나중에 직접 만나 상담을 하며 그 분의 지난 삶 얘길 듣는데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알고봤더니 경찰서에서 여러번 조사를 받은 걸 갖고 전과가 있다고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왔던 것이다. 그 분은 자신의 이름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이 죽은 언니의 이름을 자기에게 붙이고 바꿔주질 않았다고 한다. 점집에 가니 죽은 언니 이름 때문에 불운이 계속되는 거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살 시도도 많이 했다. 나중에 개명 절차가 끝나고 다시 찾아왔는데 지금까지 내가 본 사람들 중 가장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울더라. 우리에겐 되게 쉬운 일인데 그분은 그런 문제를 갖고 평생을 고통에 살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구청·사회복지협회 등 상주… 취약계층 법률지원
전화 등 상담 하루 4건 넘어… 직접 가정방문도
사회복지 프로그램과 연계 지속적인 지원 절실
“법률복지 사각지대 해소위해 인원 충원됐으면”


◇예방적, 주민 밀접형 서비스가 특징=
이들은 법률홈닥터 제도가 다른 법률구조 서비스와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법률홈닥터의 '예방적 기능'과 '찾아가는 주민 밀접형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한다.

경 변호사는 "법률구조 기관 등에 직접 찾아가는 사람들은 아주 적극적인 경우"라며 "많은 사람들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가 법률적인 문제인지도 모르고 그냥 살아간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어떤 게 문제라는 걸 알려주고 상담을 통해 해결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사회취약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도와주는 '복지를 위한 변호사'의 역할도 한다.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백 변호사는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문제의 심각성이 커진 뒤 뒤늦게 사후적 처방을 하는 것보다 사전에 취약계층이 갖는 다양한 생활문제 중에서 법률적 쟁점을 선별·추출하고 소송 이전단계부터 개입해 진단·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률홈닥터 변호사들은 보건부가 운영하고 있는 복지 프로그램과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서는 삶을 꾸준히 관리해주고 지속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 변호사는 채권채무, 개인파산, 대포차, 사기 등을 한 번에 떠안고 힘들어하던 어느 할머니의 사례를 꼽았다. "오랜시간 혼자 생활하다가 노년을 함께 보낼 남자를 만났다고 생각하고 재혼했는데 알고 보니 다수의 전과를 가진 조폭 출신 사기꾼이었다. 기초수급생활자인 할머니의 얼마 안 되는 재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명의를 도용해 대포차, 휴대폰 개설, 대출, 신용카드 발급 등 빼낼 수 있는 것은 다 빼낸 뒤 이혼하고 잠적했다. 전 남편이 남기고 간 채무를 정리하려고 변호사사무소를 찾았는데 사무장마저 독거노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파산관재인을 선임해야 한다'며 400만원을 편취하고 3년 동안 사건을 진행해 주지 않았다.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 '얼마 안 있어 죽으면 끝날 일을…'라고까지 말했다고 한다. 할머니와 스무번 가량 상담을 진행해 사무장에게서 돈을 돌려받고 개인회생파산센터로 연결하면서 서류 준비 등을 함께 했다. 또 과거에 빌려준 돈을 못받고 있다기에 소멸시효가 다 되어가는 대여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지급명령신청 및 압류절차를 진행했다. 우울증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면서 힘들어하던 할머니가 '변호사님 덕분에 살았다'며 웃으시는데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

◇인원 보강 및 제도 정착 필요=이들은 법률홈닥터 제도가 단기간의 사업에 그치지 않고 전문성을 지닌 법률복지 영역으로 자리잡길 바란다며 입을 모은다.

백 변호사는 "같은 구청에 근무하시는 공무원분들이 가끔씩 지나가면서 '변호사님, 고민이 많으시겠어요'라고 말하고 갈 때도 있다. 제도가 언제 없어질지 모르다보니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것 같다. 법률홈닥터를 위한 공간이 구청 내에 따로 마련돼 있는 것도 아니고 민원실 같은 곳에 책상이 있다보니 겨울엔 많이 춥다"고 말했다.

경 변호사는 "특히 지방의 경우 각 도에 한 명씩 법률홈닥터가 활동하고 있는데 법률수요에 비해 변호사 한 명이 전부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법률복지 사각지대의 해소를 위해서는 인원이 더 충원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혜진 기자 core@la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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